마이크로소프트가 구글이 제안한 새로운 AI 표준, Agent2Agent(A2A) 프로토콜을 공식 채택했습니다. 단순한 기술적 연동을 넘어, AI 생태계 전반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조치입니다. 이번 발표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A2A는 무엇이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를 채택한 배경과 그로 인해 기대되는 비즈니스적 파급효과를 살펴보겠습니다.
AI 에이전트란 무엇인가
AI 에이전트는 인간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입니다. 챗봇, 일정 조율 도우미, 데이터 분석툴 등 여러 형태로 이미 기업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에이전트들이 단일 플랫폼이 아니라, 여러 기업 시스템과 클라우드 환경 사이에서 유기적으로 협업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AI 비서가 사용자의 일정을 바탕으로 회의를 잡고, 그 일정에 맞춰 메일 초안을 작성해 참가자들에게 전달하는 일이 가능합니다. 이때 각 작업은 서로 다른 시스템과 연동된 에이전트들이 협력하며 수행하게 됩니다. A2A는 이러한 다중 에이전트 협업을 가능케 하는 연결 기반 기술입니다.
A2A 프로토콜이란 무엇인가
A2A는 구글이 발표한 개방형 프로토콜로, AI 에이전트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행동을 조정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 언어와 약속을 정의합니다. 중요한 점은 이 프로토콜이 특정 벤더나 시스템에 국한되지 않고, 서로 다른 환경에서도 에이전트들이 공통의 목표를 공유하고 실행 요청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한 에이전트는 다른 에이전트의 기능을 호출하거나 공동 과제를 설정하며, 실행 과정과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들은 A2A 기반으로 설계된 모듈을 조합해 복잡한 작업 흐름을 일관성 있게 구성할 수 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다수의 클라우드와 시스템을 넘나드는 협업구조로 확장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적 움직임
마이크로소프트는 A2A를 자사의 핵심 AI 플랫폼인 Azure AI Foundry와 Copilot Studio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동시에 A2A의 기술 사양 수립에 직접 참여하기 위해 GitHub의 관련 워킹그룹에도 합류했습니다. 이 결정은 단순한 기술 수용을 넘어, 차세대 AI 생태계의 핵심 표준을 함께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Copilot Studio는 코드 작성부터 문서 자동화, 고객 대응 업무까지 지원하는 도구이며, Azure AI Foundry는 다양한 AI 모델을 훈련시키고 서비스화하는 플랫폼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에서 A2A가 구현되면,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심지어 써드파티의 AI 에이전트까지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회의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AI가 일정을 분석하고, 구글의 AI가 자동으로 참석자에게 메일을 발송하는 일련의 작업이 매끄럽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산업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
협업 툴 생태계의 진화
Slack, Notion, Zoom, Google Workspace, MS Teams 같은 협업 툴은 이미 AI 기능을 기반으로 자동화와 추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A2A가 결합되면, 각기 다른 툴에 흩어진 에이전트들이 서로 연결되어 예측, 대응, 조율이 가능한 지능형 네트워크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Notion에서 회의록을 작성하는 순간 자동으로 Google Calendar에 일정이 등록되고, Zoom 링크가 생성되며, Slack 채널에 회의 관련 메시지가 전송되는 흐름이 에이전트 간의 자율적 협업으로 실행될 수 있습니다. 사용자 개입 없이도 업무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현실화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데이터 보안과 규제 대응 이슈
AI 에이전트 간 협업이 확대될수록 개인정보와 기업 내 민감 데이터가 다양한 경로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보안 우려 역시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대비해 강력한 인증 체계, 사용 권한 관리, 감사 로그 시스템 등을 A2A 구현에 필수적으로 포함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기업 환경에서는 외부 에이전트가 내부 시스템에 접근하거나 명령을 실행하는 경우, 단순 기술적 문제를 넘어 법적/정책적 위험도 고려해야 하기에 이 부분에 대한 신뢰 확보가 핵심이 됩니다.
새로운 산업의 기회
A2A의 확산은 또 다른 산업적 기회를 열어 줄 수 있습니다. 과거 Zapier나 Segment 같은 기업들이 API 연동을 통해 비즈니스 자동화 시장을 키웠듯, 앞으로는 에이전트 연동을 중개하거나 최적화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이 속속 등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크로스 플랫폼 에이전트 관리, 워크플로우 경로 최적화, 자동화된 거버넌스 점검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새로운 SaaS 비즈니스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 이는 AI 도입을 원하는 기업에 매우 유용한 솔루션이 될 수 있습니다.
시장 반응과 향후 전망
KPMG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의 약 65%가 AI 에이전트를 활용 중이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시장조사업체 Markets and Markets는 AI 에이전트 관련 시장 규모가 2025년 78억 달러에서 2030년에는 52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유행 참여가 아닙니다. A2A를 통해 아예 AI 협업 방식의 ‘표준’을 구축하고 선점하려는 전략입니다. 이에 따라 AI 툴 시장은 ‘기능’ 중심에서 ‘연결성’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향후 경쟁 환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입니다.
현실적인 활용 사례
내부 업무의 자동화
기업 내 다양한 부서에서 A2A를 기반으로 자동화된 프로세스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마케팅 부서의 AI가 소셜 미디어 성과를 분석해 보고서를 작성하면, 그 결과를 인사 부서의 AI에게 전달하여 성과급 기준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식의 순차적 협업이 가능합니다. 이 과정은 사람의 개입 없이 시스템 내 에이전트끼리 협력함으로써 이뤄집니다.
고객 서비스를 새롭게 정의
CRM 시스템을 비롯한 고객 관리 툴에서도 A2A는 매우 실용적인 가치를 가집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온라인 쇼핑몰 앱에서 특정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은 뒤 이탈하면, 이를 감지한 AI가 마케팅 담당 에이전트에게 쿠폰 발송을 요청하고, 이메일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관심을 다시 끌기 위한 맞춤형 메일을 자동으로 전송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고객 행동 전반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반응하는 프로세스가 가능해지며, 궁극적으로 고객 경험과 만족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기업들이 지금 준비해야 할 것
AI 에이전트 전략 수립
각 기업은 자체적으로 어떤 유형의 AI 에이전트를 도입할지, 명확한 전략과 로드맵을 수립해야 합니다. 자연어 처리 기반의 상담 시스템, 영상 분석형 감시 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예시이며, 산업 특성과 업무 흐름에 맞춘 맞춤형 에이전트 개발이 중요합니다.
오픈 프로토콜 수용 검토
A2A는 개방형 기술 표준입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IT 전략 차원에서 오픈소스나 공개 프로토콜 수용 여부에 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합니다. 폐쇄적인 시스템만 고집할 경우, 협업 및 사업 확장에 오히려 발목이 잡힐 수 있습니다.
데이터 보안 및 규제 대응 체계 강화
AI 간 연동은 필연적으로 데이터의 외부 이동을 수반합니다. 따라서 GDPR, HIPAA 같은 국제적 규제뿐 아니라 국내 법령 준수 체계를 내재화해야 하며, 이를 전담할 ‘컴플라이언스 에이전트’ 도입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대응은 신뢰 기반의 AI 전략 구축에 기반이 됩니다.
마무리하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간의 A2A 협업은 단순한 기능의 결합이 아닙니다. 이들은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를 만드는 데 나서고 있으며, 이 생태계의 중심에는 ‘AI 간 협업’이라는 개념이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술 기업들이 이 흐름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고, 각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이 변화에 대응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입니다.
AI의 미래는 더 이상 기술 자체의 진보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연결되고 협력하는 AI 시스템의 설계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입니다. AI는 이제 ‘무엇을 잘하느냐’보다 ‘누구와 어떻게 협력하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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