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많은 기업이 생성형 AI와 대규모 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s)을 핵심 기술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하나의 중요한 질문이 따라붙습니다. “AI는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가?” 이제 AI의 결과뿐만 아니라 사고 과정을 이해하는 역량, 즉 ‘인터프리터블 AI(Interpretable AI)’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고, 이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AI 스타트업 Anthropic의 전략을 중심으로 해석 가능한 AI 기술의 동향과 기업이 이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할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인터프리터블 AI란 무엇인가?
AI가 아무리 정확한 예측을 내놓더라도, 그 판단의 근거를 설명할 수 없다면 실무에서 신뢰를 얻기 어렵습니다. 인터프리터블 AI는 AI 모델이 어떤 이유와 프로세스를 거쳐 결론에 도달했는지, 그 사고 구조를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을 말합니다.
기존의 딥러닝 기반 AI 모델은 높은 성능을 제공했지만, ‘왜 이런 답을 내렸는가’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하는 ‘블랙박스’로 여겨져 왔습니다. 이처럼 해석이 어려운 AI는 특히 의료, 금융, 법무처럼 판단 오류가 사회적,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분야에서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한 대출 심사에서 고객이 승인을 거부당했을 때, 기업은 그 이유를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기반으로, AI 판단 과정의 투명성이 필수라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Anthropic의 헌법적 AI 접근법과 원칙
Anthropic은 AI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이나 편향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헌법적 AI(Constitutional AI)’라는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이 개념은 AI가 단순히 데이터를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되는 언어’, ‘정직한 응답’, ‘해롭지 않은 행위’ 등 명시적인 원칙을 기반으로 판단하게 만드는 구조를 지향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AI가 인간 사회의 규범을 스스로 이해하고 판단 기준을 정립하도록 하며, 학습 이후에도 자기 반성과 수정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AI는 단순한 응답기가 아닌 사회적 책임을 고려하는 ‘의사결정 주체’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Claude 3.7과 4.0 시리즈: 성능과 해석력의 공존
Anthropic이 개발한 주요 모델인 Claude 3.7과 Claude 4.0(Sonnet, Opus)은 GPT-4나 Gemini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코딩, 법률, 금융 관련 질문에 있어 높은 신뢰도를 안겨주는 답변으로 기업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모델이 주목받는 진짜 이유는 ‘해석 가능성’에 있습니다. Claude는 사용자의 질문에 응답할 때 내부적으로 어떤 판단 경로를 거쳤는지 부분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실험적 기능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코드 리뷰, 의료 상담, 리스크 평가처럼 신뢰성이 요구되는 사용 시나리오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AI 오류와 ‘생각 구조’ 파악의 중요성
Anthropic의 CEO인 다리오 아모데이는 “AI가 틀린 결론을 내렸을 때,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를 알 수 없는 것이 오늘날 AI의 가장 큰 한계”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Claude 모델이 특정 사실을 확실하게 잘못 인식했다고 할 때, 그 판단이 어떤 논리에서 비롯되었는지를 파악하지 못하면 유사한 오류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이는 AI 도입 기업이 리스크를 통제하고, AI를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실제로 의료 분야에서는 오진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며, 금융에서는 잘못된 신용 평가로 인해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AI ‘사고의 흐름’을 이해하는 구조는 기업 운영의 안정성 확보와 직결됩니다.
해석 가능 AI를 위한 실제 투자 사례: Ember와 Goodfire
Anthropic은 해석 가능한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 다양한 기술 스타트업과 협력하고 있고, 이중 대표적 사례가 Ember입니다. Ember는 Goodfire라는 스타트업에서 개발 중인 도구로, AI 모델 내부의 시각적 학습 구조를 분석하고 사용자가 이를 조작할 수 있게 지원합니다.
예를 들어 “고양이 귀”라는 시각 개념이 이미지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추가하거나 제거하는 방식으로 AI의 출력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은 이미지 생성 모델뿐 아니라, 텍스트 기반 LLM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향후 AI 거버넌스, 보안, 품질 관리 도구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업에서의 실제 적용 사례: 해석 가능한 AI가 필요한 분야
실제 산업 현장에서도 해석 가능한 AI의 도입 필요성은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의료 현장에서는 AI가 어떤 증상이나 데이터를 근거로 특정 질병을 의심했는지 설명해야 하며, 이는 의사의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금융 분야에서는 대출 승인, 신용 등급 평가 같은 판단의 근거를 고객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고객 신뢰와 기업의 법적 책임에 직결됩니다.
또한 제조업에서는 공급망 최적화 등에서 왜 특정 공급처를 선택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생산 효율성과 전략적 결정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사례는 AI가 단순히 ‘정답’을 내놓는 기계가 아니라, ‘의사결정의 이유’를 제공하는 도구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전문가의 시각: 해석 가능성은 안전성의 전부가 아니다
프린스턴 대학의 AI 윤리 전문가 사야시 카푸어는 인터프리터블 AI의 중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AI 리스크 관리를 위한 만능 솔루션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그는 “해석 가능성은 유용한 도구이지만, AI 안전을 보장하는 유일한 조건은 아니다”라며, AI 시스템은 전체 설계 단계에서 사용자 중심의 필터링, 평가, 검증 과정과 함께 운영되어야 효과를 발휘한다고 강조합니다. 결국 AI 활용은 기술적 설명력 외에도 규제, 교육, 절차적 통제가 어우러져야 안전하다는 의미입니다.
글로벌 AI 리더십 논쟁: 아모데이 vs 젠슨 황
한편 Nvidia의 CEO 젠슨 황은 엔터프라이즈 AI 분야에서의 폐쇄적 개발 방식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그는 AI 기술 개발은 투명해야 하며, 공공의 감시가 가능한 구조에서 이뤄져야 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Anthropic은 자신들의 연구와 제품 개발이 언제나 투명성과 안전성을 기반으로 했으며, 폐쇄적인 방식으로 기술을 감춘 적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논쟁은 AI 기술 개발이 단순한 기술경쟁을 넘어 윤리, 정책, 기업 전략까지 아우르는 복합적인 이슈라는 점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론: 인터프리터블 AI는 LLM 전략의 핵심 기둥이 될 것인가?
이제 많은 기업이 AI를 단지 적용하는 것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AI가 법적, 윤리적, 상업적 판단에 깊이 개입하게 되면서, 그 판단의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은 기업의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Anthropic의 사례는 LLM 기술을 도입하려는 기업들에게 단지 성능이 뛰어난 도구 이상의 것을 요구합니다. 바로, 신뢰성과 투명성입니다. 단순히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왜 그렇게 행동했는가”에 답할 수 있을 때, 기업은 AI 시대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해석 가능한 AI는 장기적인 AI 전략의 근본적인 기둥이 될 것입니다. 지금 그 기반을 마련하는 기업만이 변화하는 규제 환경, 고객 기대, 기술 리스크에 유연하고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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