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필요한 시간은 최소 3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필요한 시간은 최소 3년입니다. 물론 3년에 완성되지는 않습니다만 최소 3년이 보장되어야 무언가 변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카카오 및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왜 쉽게 결과가 나오지 않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 글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기업 성공을 위한 필수 가이드의 3번째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디지털 전환(DX)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기간 동안, 1년차에는 디지털 역량을 향상시키고 조직 내 디지털 문화를 확대하는데 집중하고, 2년차에는 협업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적으로 의미 있는 과제를 정하고 본격적인 DX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3년차에는 이전 년도의 성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분야로 DX를 확장해야 합니다. 디지털 담당자들은 ‘3년의 시간’을 이해하고, 결과물에 대한 기대치를 조절하며 끈기 있게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업은 디지털 문화를 안착시키고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이룰 수 있습니다.

– ChatGPT를 활용한 요약

카카오톡 탄생: 아이윌랩에서 시작된 여정

카카오톡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매일 쓰고 있는 시장 점유율 1위의 대표적인 모바일 메신저이다. 그러나 카카오톡 탄생 과정을 알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다.

카카오는 2006년 아이윌랩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스타트업에서 시작했다. 아이윌랩은 설립 후 첫 1년 동안은 웹 기반 서비스를 만들었다. 그 결과로 부루닷컴이라는 소셜 북마킹 서비스가 탄생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러한 서비스가 있었는지조차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실제 부루닷컴은 사용자가 많지 않아 서비스 출시 3개월 만에 종료했다. 그 이후 회사는 위지아라는 소셜 랭킹 서비스를 만들고 최고 5만 명까지 사용자가 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서비스 종료라는 수순에 들어갔다.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러고 2009년 11월 아이폰이 출시되고 모바일 중심으로 모든 판도가 바뀌는 것을 목격한 회사는 이를 기회의 영역으로 보고, 또다시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게 된다. 이렇게 탄생한 서비스가 바로 카카오톡이다.

당시에는 카카오톡 이외에도 카카오 아지트, 카카오 수다 등 타겟은 다르지만 비슷한 성격을 가진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연이어 출시되었다. 실제로 카카오아지트가 2010년 2월 가장 먼저 출시되었고, 카카오톡은 그다음 달인 2010년 3월에 출시되었다. 그러다 카카오톡 사용자가 6개월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한다. 소위 대박이 터진 것이다. 그리고 서비스 출시 3년이 지난 시점인 2014년에 다음 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을 통해 지금의 카카오 진용을 갖추게 된다.

성공까지의 긴 여정: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사례

처음에는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했고, 3년 넘게 제대로 된 서비스 하나 출시하지 못하고 실패만 거듭했던 것이 지금의 카카오다. 우리가 매일 쓰고 있는 수많은 서비스도 성공에 이르기까지는 꽤 많은 실패와 시간이 소요된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 유명 서비스도 동일하다. 아마존이나 페이스북도 창업하고 적게는 5년 길게는 10년 정도가 지나고 나서야 서서히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했다.

스타트업 성장의 과정에서 ‘데스밸리’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데스밸리’란 스타트업이 새로운 서비스나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난 이후, 자금 유치 등의 어려움을 겪으며 도산 위기에까지 몰리는 과정을 일컫는다. 통상 창업 후 3~5년 정도 지난 시점에 찾아온다. 스타트업들이 데스밸리를 거치게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성공하는데 최소 3년, 길게는 5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만들어 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정립되는 데에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중요성과 과제

기업에서 추진하는 DX는 어떨까?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DX에도 최소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DX가 안착되는 데가장 중요한 사람과 조직의 체질 개선은 1~2년 안에 해낼수가 없다. 특히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의 DX 실패 원인을 보게 되면, 단기간 안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 때문인 경우가 많았다. 머릿속으로는 알면서도 이를 놓치는 이유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필요한 시간은 최소 3년

단기 성과에만 집중하게 되면 경영진의 강력한 지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DX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진에게 이 시간을 알리고 기다려야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야 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필요한 시간은 최소 3년 : 단계별 접근

그렇다면 시간 동안 어떤 계획을 가지고서 실행하는 것이 좋을까? 기업마다 사정은 다르기 때문에 정답이 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다음의 단계별 접근을 추천한다.

1년 차에는 기존 조직의 디지털 역량을 높이는 활동에 집중한다. 디지털 기술과 도구를 도입하고 구성원들의 디지털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과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디지털 문화를 조직 전반으로 확대할 수 있는 고민을 시작하고 DX 전담 조직도 꾸린다. 전담 조직은 기존의 IT 조직과 협업하여 디지털 환경을 개선하는 과제에 집중한다. 예를 들어 DX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기업 환경에 적용시키는 파일럿 과제를 실험해본다. 이 단계에서는 높은 성과를 내는 것보다는 실행을 통한 경험치를 쌓는 데에 집중한다. 경영진에게도 충분히 이 내용을 알리고 공감대를 얻도록 한다.

2년 차에는 1년 차에 진행했던 파일럿 과제 중 사업적으로 의미 있는 과제를 선정, 본격적인 DX 목표를 정한다. 이때 기존 현업 조직과의 협업이 무척 중요하다. 현업 조직 입장에서 볼 때 DX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게 불명확하고 자신들과는 무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1년 차에 진행했던 과제 중 현업 조직이 필요로 하고 그래서 상용화로 빠르게 넘어갈 수 있는 것 중심으로 스타트를 해야 한다. 즉 선택과 집중을 잘해야 한다.

3년 차에는 2년 차에서 선택된 과제가 상용 단계 수준으로 올라오고 경영진이 보기에도 사업적으로 유의미한 성과가 도출되는 시점이다. 완성이라고 할 순 없지만 조직이 기대하던 DX의 사이클이 완성되는 시기이다. 이때 유의미한 성과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면 새로운 분야로 성공 방정식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장기적 관점과 실무자에 대한 조언

DX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에게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는 ‘3년의 시간’이다. 최소 3년의 시간이 확보되어야 DX가 기업의 문화로 안착된다. 만일 3년의 시간이 확보되기 어렵다면 앞서 설명한 대로 단계별 접근을 하되, 결과물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

우리 회사가 IT 회사도 아니고, IT와는 거리가 먼 사업을 하는 곳이라면 DX 담당자인 나는 홀로 사막을 걷는 방랑자와 같다. 그 시간을 잘 견뎌야 한다. 절대 길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조직의 습관이 바뀌는 기나긴 여정 (1/2)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조직의 습관이 바뀌는 기나긴 여정이라는 주제로 2편에 걸쳐서 글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기업 성공을 위한 필수 가이드의 2번째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현대 기업의 필수 전략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DT 혹은 DX)이라는 키워드가 기업 시장을 흔들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시대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압박감과 조바심을 느끼고 있다. 이에 DX 관련 솔루션 및 데이터 서비스 기업들은 엄청난 마케팅으로 기업들의 조바심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을 언급하며 자기네 솔루션을 도입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현상 한 가운데에는 기술이 있다.

기술 너머의 DX: 사람과 프로세스의 중요성

기업의 중요한 구성 요소인 사람과 프로세스를 빼고 단순히 기술만 가지고서 DX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DX에 성공했다고 입증된 사례를 보게 되면 기술도 중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구성원들의 디지털에 대한 인식, 기업 문화의 변화가 더 중요했다. 기술의 도입보다는 기술을 활용하는 사람과 조직에 집중할 때 DX는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화는 한순간에 바뀌지 않는다. 오랜 시간을 들여서 디지털 활용 역량을 높이고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 일하는 방식 등을 새롭게 디자인할 때 기업 문화는 바뀐다. 그래서 DX는 새로운 비즈니스로의 설계와 전환을 이루어 나가는 ‘기나긴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DX의 변화와 진화

1990년대 당시, 처음 소개된 DX는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전통적인 사회 구조를 혁신한다는 뜻을 담고 있었다. 실제로 2000년대에 들어와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를 거치면서 디지털 기술은 우리 일상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아마존이 처음 인터넷으로 책을 판다고 했을 때 많은 미디어들이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조롱 섞인 비판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 1위의 전자 상거래 기업이 되었다.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고 세상의 변화를 외쳤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그저 조금 똑똑한 핸드폰 수준으로 스마트폰을 바라보았지만 지금은 아시다시피 일상생활의 모든 서비스가 스마트폰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4차 산업 혁명이 비즈니스의 화두가 되고서부터는 디지털은 몇몇 IT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기업들이 생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것으로 인정되기 시작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조직의 습관이 바뀌는 기나긴 여정

과거와 지금의 DX 사이에는 어떤 다른 점이 있는 걸까? 지금의 DX는 단순히 기술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 전반의 혁신, 나아가 비즈니스 모델 전환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기술 변화에서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 그 이유는 기술의 성숙도가 이전과 달리 상당한 수준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즉, 공염불처럼 외치던 DX가 아니라 현실성 있는 사업 전환이라는 신뢰가 시장에 쌓여 이제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현실이라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블록체인으로 대표되는 DX 관련 기술들은 시도와 트렌드를 넘어 의미 있는 사업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데이터 센터에 서버를 두고서 사용하는 방식에서 몇 번의 클릭으로 서버 자원을 가상으로 할당받아서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버 시장은 이미 큰 산업 분야로 등장하기 시작했고(아마존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구글 GCP 등이 대표 사업자들이다), 인공 지능 기술도 딥러닝이나 자연어 처리, 자율 주행 자동차 등으로 활용되면서 기술의 끝이 어디가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DX에 대한 의구심: 전통 산업의 저항

하지만 이 같은 기반 기술의 성숙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여전히 DX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특히 전통 산업에 기반을 둔 기업일수록 그 저항감은 더욱 크다. 오랫동안 기업의 중심 역할을 해 온 비즈니스 모델이나 프로세스가 어떻게 디지털로 전환 이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에서부터 DX로의 기술 도입이 얼마나 효율적일지 알 수 없고 그냥 듣기 좋은 유행일 뿐이라는 의견까지. 그리고 한때 전산실로 취급받던 부서가 어느날 갑자기 주력 사업의 중심부로 들어오는 것에 대한 저항감도 갖고 있었다.

DX의 미래: 기회와 도전

그러다, 최근 DX의 상징과도 같았던 GE Predix가 실패하였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전통 기업들은 다시 한번 더 DX가 여전히 유의미한가, 라는 질문을 남기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GE는 2013년부터 자사의 사업 분야인 전기, 에너지, 철도 등에서 사용되던 각종 장치들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사업을 출범시켰지만 신규 사업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각 계열사의 디지털 자원을 보충하는 정도로 끝나버렸다). 그런 와중에 코로나19의 충격이 전세계로 전해졌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은 조직의 습관이 바뀌는 기나긴 여정 (2/2)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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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성공 핵심: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지가 성공의 80%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성공 핵심: 기업 성공을 위한 필수 가이드의 첫 번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4차 산업혁명) 전략 I: 경영진의 명확한 비전과 강력한 추진 의지에 대해서 우선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DX 성공의 핵심은 경영진의 강력한 스폰서십과 지원이다. 경영진은 DX를 주도하고 현업 조직과의 협력을 촉진해야 하며, DX 조직을 만들 때 강력한 지원을 제공하고 작은 성과를 격려해야 한다. DX 성공은 기술뿐만 아니라 조직 내부에서의 조화와 지원이 필요하다.

– ChatGPT를 활용한 요약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성공 시작: 경영진의 결정

어느 날 주요 임원진이 참석하는 경영 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갔다.

“김 전무, 우리 회사도 미래를 위해 요즘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DX(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디저털 전환, 4차 산업혁명)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다른 경쟁사들도 시작한다고 하는데, 김 전무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방안을 준비해서 보고해 주세요.”

“사장님, DX가 업계의 화두인 것은 분명합니다. 실제 성공 사례들도 여러 분야에서 소개되고 있고요. 그러나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니 내부적으로 준비하기보다 전문 컨설팅을 받아보면 어떨까 합니다.”

“그럼, 그렇게 해 봅시다. 다만 시간이 없으니 조속히 서둘러 주시고 김 전무께서 이를 총괄하세요.”

경영진의 DX 결정과 실무진의 역할

회의 후 김 전무는 DX 전략 수립 경험이 많은 유명 컨설팅 회사를 수소문하였고, 각 컨설팅 회사로부터 제안 발표를 듣고 가장 최적의 회사를 파트너로 선정하였다. 그렇게 3~4개월 동안 외부 컨설턴트들은 회사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하고, 각 파트의 구성원들을 인터뷰하고 각종 자료를 확인한다. 또한 동종 업계는 어떻게 DX를 수행하고 있는지 벤치마킹도 하고 기존의 DX 사례와 대비해 적합한 전략과 방안이 무엇인지도 찾아본다. 그러나 경영진이 요구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원점에서의 깊은 고민보다는 경영진이 기대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데 더욱 집중한다.

경영진의 DX 결정과 실무진의 역할

드디어 경쟁사와 비교해봐도 훌륭하고, 논리적으로 살펴보아도 꽤 괜찮은 결과물이 나왔다. 김 전무는 기간 대비 품질을 볼 때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CEO에게 최종 보고를 한다.

DX 전략 수립과 경영진의 스폰서십

“사장님, 컨설팅 결과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주력 사업의 DX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 그리고 각종 문제 해결과 운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 이렇게 두 가지 목표를 두고서 가능한 분야를 찾아봤습니다. 이른 시간 안에 실행할 수 있고 효과가 기대되는 것으로는 기존 사업의 운영 효율화 그리고 이를 위한 빅데이터 이용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A, B, C의 과제가 도출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아웃소싱을 통한 실행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내부 역량을 키우기 위해 회사 안에 전담 조직이 있었으면 합니다. DX는 앞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에 대한 기술 이해가 아주 중요합니다. 우선은 작게 시작한다는 관점에서 데이터를 활용한 DX부터 시작해보고자 합니다. 그래서 데이터 분석 조직부터 먼저 만들었으면 합니다.”

“김 전무, 잘 알겠습니다. 속도가 중요합니다. 바로 조직을 만들고 우리도 DX를 본격적으로 해봅시다. 다른 임원들께서도 김 전무를 잘 도와서 회사를 바꾸는 데 앞장서 주십시오.”

물론 가상의 시나리오로 구성해 본 것이지만 많은 경우 DX 실행의 결정은 실무진에서 경영진으로 올라가기보다는 경영진에서 실무진으로 내려오면서 방향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앞의 이야기는 상당히 긍정적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신설된 조직은 DX를 잘해 나갈 수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할 확률이 높다.

DX 조직의 구성과 역할

IT 업종이 아닌 회사들은 DX 실행을 가속화하기 위해 작은 규모의 전담 조직을 별도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이 조직은 기존 IT 부서로 소속이 정해질 수도 있고, 전략 또는 경영 지원 부서로 소속이 정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데이터 분석이든, 클라우드든 간에 회사에 없던 새로운 역량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많은 경우, 외부에서 신규 인력을 채용하면서 조직을 꾸린다. 많은 회사들이 선호하는 방법이다. 우여곡절 끝에 신설된 조직은 회사에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줄 것 같은 기대감을 받으며 출발한다. 그리고 경영진의 높은 기대치를 반영하며 중요한 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임무도 부여받게 된다. 여기까지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DX를 실행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SI(시스템 통합, System Integration) 프로젝트처럼 어느 한쪽의 요구 사항을 다른 한쪽이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 현업 조직과 DX 조직이 각자의 역할에 기반을 두고 서로 소통하며 문제를 도출하고 이를 DX로 어떻게 해결할지 찾아가는 과정이다. 기존 사업부가 가지고 있던 문제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결한다고 생각해보자. 분석을 통해 실행안을 만드는 것은 DX 조직이지만 사업에 적용하는 것은 현업 조직이다.

즉, DX 조직은 분석 결과를 가지고서 직접 실행에까지 옮기는 부서는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성과를 낸다기보다는 현업 조직과 긴밀하게 협의를 하며,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결과물을 만들고 현업 조직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반대일 때가 많다. DX 조직은 신설되자마자 빠른 시간안에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되고, 빠르게 움직이려다 보니 현업 조직과 충분한 협업 조건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현업 조직의 니즈와 무관한 주제를 찾게 된다. 결과적으로 기대와는 전혀 다른 출발을 한다. 그런데 이런 일은 대기업일수록 그럴 가능성이 더욱 높다. 왜냐하면 부서도 많고 이해관계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DX 성공을 위한 현업 조직과의 협업

다들 아는 얘기지만, 타부서와 함께 일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빅데이터 과제를 수행할 경우, 이미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도 다시 분석하고 최신 기술을 이용한 모델링 결과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 신생 조직이기도 하고, 외부에서 영입된 전문가들인 만큼 결과물도 꽤 괜찮다. DX 조직 입장에서는 파급력 높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한

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협업의 토대가 없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현업 조직은 없다. 그래서 실제로 활용되지도 못한다. 경영진 입장에서 본다면 이는 당연히 성과가 없는 일이 돼 버린다. DX 조직은 어떻게 될까? 안타깝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해체 순으로 들어간다. 성과를 만들지 못했다고 스스로 생각한 전문 인력들은 스스로 사표를 쓰고 회사를 그만둔다.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데에는 부서 간 협업이 부족한 이유이기도 하지만 좀 더 근본적으로는 경영진의 문제라고 봐야 한다. 경영진이 DX를 어떻게 실행할지, 본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DX가 성공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관문은 회사 내 당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정의하고, DX를 통해 이것이 해결 가능한 일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즉 문제가 무엇이고, 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문제 해결을 통해 무엇이 달성되는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경영진은 그것을 잘 추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스폰서를 자임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현업 조직 입장에서도 자신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을 DX 부서가 해결해준다고 하는데 협력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더욱이 뒤에는 경영진이 버티고 있다.

경영진의 중요성: 실무진과의 조화

규모가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든 기존과 다른 업무가 도입될 때면 기존 조직은 반발하기 마련이다. 이는 본능에 가깝다. 외부에서 영입된 전문가라 불리는 이들을 경계심으로 쳐다볼 수밖에 없다. 이런 장면을 경영진은 놓쳐서는 안 된다. DX를 회사 내에 뿌리내리고자 한다면 경영진은 조직을 만드는 것뿐만이 아니라 강력한 스폰서십을 발휘해서 기존 조직과 잘 융화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관심과 지원을 보내야 한다. 경영진이 먼저 나서서 DX 결과물에 관심을 보이고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확대할지 적극적으로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DX 조직을 처음 만들 때처럼 강력한 지원을 계속해서 쏟아 부어야 한다. 그래야 성공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DX 성공을 이끄는 경영진의 스폰서십

DX 성공의 8할은 바로 경영진의 강력한 스폰서십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담 조직을 만들어 실행을 위한 체계를 갖추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이 기존 조직과 잘 융합될 수 있도록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으면 담당 조직을 만들지 말고 DX 도구 도입만 하는 것이 낫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DX 성공의 키는 바로 실무자가 아닌 경영진임을 잊어선 안 된다. DX는 한 번의 시작으로 성공한다고도 할 수 없는 만큼 기대감을 낮추고 작은 성공에도 격려를 보내며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할 때 DX 여정으로의 성공적인 출발이 가능하다.